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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riginal 1.5] 단테 밀러

" … …. "



[외형]

구불거리는 검은색의 고수머리. 이발을 제때 하지 않아 눈가를 살짝 덮는 앞머리는 여전히 얼굴에 음침한 그늘을 만들었고, 차라리 회색에 가까운 파란 눈동자는 무덤덤한 인상에 무게를 더해준다.
싫든 좋든 누구나 입어야 했던 교복을 벗고 대학을 졸업한 단테 밀러는 이제 어엿한 청년이 되었다. 그러나 24살은 어른이 되기에는 조금 부족한 나이로, 여전히 사회의 책임과 어른으로서의 능력을 시험받는 애매한 시기였다. 그래서 그는 여전히 하얀 와이셔츠보다는 간편한 티셔츠를, 잘 다려진 정장 바지와 구두보다는 기동성이 좋은 청바지와 운동화를 선호하는 어린아이였고, 동시에 그 반대의 것들을 요구받는 어른이었다. 그렇지만 이런 변화는 그에게 있어 큰 일이 아니었다. 누구에게나 찾아오는 자연스러운 순리였고, 모두가 겪는 변화를 자신만의 속도에 맞춰 경험하고 있을 뿐이었다.
왼손 약지에 낀 심플한 은제 반지. 단테는 그날 이후로 그것이 한없이 가볍게 여겨졌다. 그 반지는 아무것도 붙잡아 둘 수 없는, 가볍고 쉽게 부서질 조잡한 족쇄처럼 보였다. 그리고 그 사실이 간악하게 가슴을 찌를 때마다 괜스레 불편한 숨을 내쉬곤 했다. 그날, 똑같은 반지를 나눠 낀 연인이 갑자기 헤어짐을 선고했던 날도 다르지 않았다. 단테는 이유도 모른 채 불편하게 턱턱 걸려오는 숨을 들키지 않으려 고개를 돌려야 했다. 상대의 손에 끼워져 있던 반지는 갑자기 풍선보다도 가벼워져 산들바람에도 그 사람을 태우고 날아갈 것 같았다. 왜 이런 마음이 드는지, 가슴을 찌르는 이 불편한 가시의 정체가 무엇인지 단테는 아직도 쉽게 결론을 내리지 못하고 있다. 지금은 그저 참을 수 없이 가벼운 이 쇳덩이의 존재를 느낄 때마다 무심코 불편한 숨을 내쉬며 손가락으로 무게를 더하고만 있다.

 

[이름] 
단테 밀러 Dante Miller
[나이] 
24살 
[신장 및 체중] 
195 / 무거움



[성격]
경계심 강한 / 방관자 / 생각을 알 수 없는 놈

사람에 대한 경계심이 강하다. 쉽게 타인을 믿지 않고 친해지는 데 오랜 시간이 걸린다. 자기 주변 일에 무덤덤하고 대부분의 일에 있어서 적극적으로 나서지 않고 한 발짝 떨어져 있는 거리를 유지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모든 일을 예의주시하고 관찰하는 버릇이 있어, 꽤 집요한 면이 있다. 감정에 큰 동요가 없고, -느끼지 못하는 것은 아니다.- 겉으로 표현하지 않아 도통 생각을 알 수 없는 사람으로 통한다.
대학을 다니며 사회성이 조금 늘었다. 겨우 인사를 받아주고, 쓸데없이 사람을 뚫어져라 바라보는 일이 약간 줄었을 뿐이지만, 과거의 그를 조금이라도 아는 사람이라면 장족의 발전이라 할 만한 변화였다. 표정의 변화도 전보다는 부드러워졌다.



[기타사항]

상원의원 개럿 볼드윈과 죽은 정치부 기자 안드라 밀러 사이의 혼외 자식.
현재는 대학을 졸업하고 백수 상태다. 런던에 있는 대학의 대학원 입학 시험을 준비 중에 있다.


2000년 19세
성 피어브라이튼의 졸업과 함께 A레벨 공부를 시작했다. 

졸업에 특별한 계기가 있었던 것은 아니었다. 단지 그러지 않을 이유 역시 없었을 뿐이다. 모든 선택이 관성처럼 자동적이었고, 물처럼 흘러가듯 행동했다.

2001년 20세
옥스포드에 실험 심리학 전공으로 입학한다. 복수 전공으로 정치 외교를 택했다. 
원래는 다른 대학에서 저널리즘을 전공하려 했었다. 그냥 그게 자연스러운 일처럼 보였더랬다. 죽은 부모의 유산을 이어가겠다는 뭐 그런… 다들 그렇게 고루한 이유로 선택을 이어가지 않나. 그러나 어느새 정신을 차려보니 심리학과에 지원하고 있는 자신을 발견했다. 이미 합격 통지를 받아버린 이상 물릴 수도 없고, 더 고민도 하지 않고 그날로 짐을 챙겨 옥스포드로 향했다.


그냥 하고 싶었던 거 아니야? 
.… …. 그럴지도.


2002년 21세 - 2004년 23세
2002년 겨울, 봉사 활동을 위해 내려간 런던에서 마테오 스펜서와 재회한다.
만남을 이어가다가 2004년 마테오와 연인이 된다.


대학 생활은 걱정했던 것과 달리 순탄했다. 여전히 변변한 친구도 하나 없고 외딴섬 같았지만, 예나 지금이나 그 주변의 황량함은 단테 스스로 자처한 것이었다. 그리고 2002년 연말 연휴, 봉사 활동을 위해 찾아간 런던의 한 센터에서 의외의 얼굴과 마주쳤다. 변한 것이 하나도 없어 보이는 얼굴, 그 동안 무슨 일이 있었던 건지 표정은 한결 편해 보이기까지 했다.


방학마다 봉사를 이어가던 다음 해 2003년에는 단테가 머물던 런던 숙소의 수도관이 터져버렸다. 정각이 한참 넘은 늦은 새벽, 단테는 어쩐지 그 형이라면 받아줄 것 같다는 묘한 믿음 아래 마테오에게 전화를 걸었다. “형. 천장에서 물이 떨어지는데요….”


인정하자. 숙소의 수도관이 터진 것은 굳이 마테오에게 전화를 걸지 않아도 충분히 해결할 수 있는 일이었다. 그러나 그 덕에 마테오의 집에서 한동안 머물 수 있었고, 그렇게 관계는 파트너에서 연인으로까지 발전했다.

2005년 - 현재 24세
대학을 졸업하고 2월, 런던으로 이사왔다. 
마테오가 이별을 선고했고 단테는 그와 헤어지길 거부했다.


대학을 졸업하고 올해 2월, 런던의 아파트로 이사 왔다. 그의 연인은 종종 전화를 하거나, 자신이 어디에 있는지 불안해하는 것 같아 보였지만, 단테는 그 모든 전조를 대수롭지 않게 여겼다. 전화는 받으면 되는 일이고, 일찍 집에 들어오길 바란다면 그렇게 하면 될 일이었다. 그러던 어느 날, 마테오 스펜서가 이별 선언이라는 거대한 돌멩이를 던지기 전까지 단테 밀러는 여느 때와 마찬가지로 잔잔한 호수처럼 살았다.


한 번 잔잔한 호수에 파동이 일면, 작은 돌멩이에도 쉽게 흔들리기 마련이다. 이별 소동 이후로 마테오는 자신을 피하기만 했다. 단테의 눈은 어쩔 수 없이 언제나 마테오를 쫓았다. 언제 다시 자신을 두고 떠나려 할지 모르는 일이었다. 왜 그런 불안함을 떨칠 수 없는지, 어째서 그를 놓아줄 수 없는지, 이 모든 질문에 대한 답을 아직 알지 못했다. 너무 오랫동안 다른 사람들의 마음속만을 들여다본 탓에, 정작 자신에 대해서는 쉽게 깨닫는 것이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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